오전 9시 10분 / 받은 요청 확인 / 거의 매일 / 12분 / 에너지 중
이 한 줄이면 충분합니다. 아직 AI를 어디에 쓸지 판단하지 않습니다. 어제 또는 오늘 한 날을 꺼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일을 5~10개 적습니다.
‘루틴 감사’라고 부르지만 거창한 업무 분석은 아닙니다. 하루를 10~15분 동안 훑어보면서 반복의 후보를 수집하는 작업입니다. 정확한 시간 기록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음 장에서 판정할 재료가 보일 정도면 됩니다.
한 날만 본다
이전에는 일주일 정도 기록해야 반복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면 시작 전에 기록 기간이 생깁니다. 여기서는 기다리지 않습니다.
어제 하루가 비교적 평범했다면 어제를 씁니다. 오늘이 이미 절반 이상 지났다면 오늘을 씁니다. 휴가나 출장처럼 특별한 날만 떠오르면 가장 최근의 평범한 업무일을 고릅니다.
한 날만 봐도 후보는 꽤 나옵니다. 메일 확인, 업무 시작 전 일정 확인, 회의 준비, 회의 뒤 메모 정리, 받은 요청 분류, 점심 뒤 다시 계획하기, 퇴근 전 미완료 확인 같은 행동입니다. 매일 나타나는 것도 있고 주 2~3회 나타나는 것도 있습니다.
여기서 ‘반복’은 같은 내용이 다시 온다는 뜻이 아닙니다. 비슷한 시작 신호 뒤에 비슷한 행동을 한다는 뜻으로 봅니다.
월요일 회의와 목요일 회의의 안건은 다릅니다. 그래도 회의 10분 전에 자료를 열고 핵심 질문을 확인하는 행동은 반복될 수 있습니다. 고객마다 메일 내용은 달라도 받은 요청에서 답할 것과 넘길 것을 나누는 행동은 반복될 수 있습니다.
다섯 칸만 적는다
기록표에는 다섯 칸이 있습니다.
시각 또는 사건
정확한 시각을 기억하면 시각을 적습니다. “오전 9시 10분”처럼 적으면 됩니다. 시간이 매일 달라진다면 사건을 적습니다. “첫 착석 직후”, “회의가 잡힌 직후”, “점심을 먹고 돌아온 뒤”처럼 시작 신호가 되는 사건입니다.
둘 다 적어도 됩니다. “오후 5시 50분 무렵 / 퇴근 준비를 시작할 때”처럼 적으면 나중에 어느 신호가 더 안정적인지 볼 수 있습니다.
일의 종류
업무 이름을 크게 쓰지 않습니다. “프로젝트 A 진행”보다 실제 행동을 적습니다.
“오늘 받은 요청 확인.”
“회의 안건 세 줄로 정리.”
“내일 첫 행동 메모.”
“수정 요청에서 빠진 조건 확인.”
행동 단위가 작아야 나중에 넘길지 지킬지 판단하기 쉽습니다.
반복 빈도
정확한 통계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기억나는 범위에서 ‘거의 매일’, ‘주 2~3회’, ‘주 1회’, ‘가끔’ 정도로 적습니다. 한 날 기록만으로 빈도를 확정하려 하지 않습니다.
빈도 칸의 목적은 우선순위를 가르는 데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나타나는 일과 매일 나타나는 일의 테스트 가치는 다를 수 있습니다. 다음 7일 안에 다시 나타나야 실제 시험 기회도 생깁니다.
소요
몇 분이 걸렸는지 대략 적습니다. 3분, 10분, 25분이면 충분합니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으면 ‘10분 안쪽’, ‘30분쯤’처럼 적어도 됩니다.
여기서는 시간 절약량을 계산하지 않습니다. 소요를 적는 이유는 그 반복이 얼마나 큰지, 첫 테스트로 너무 무겁지는 않은지 보기 위해서입니다.
에너지
높음, 중간, 낮음 세 단계면 됩니다.
에너지가 높다는 것은 잘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집중이나 판단을 많이 써야 한다는 뜻입니다. 짧은 일인데도 매번 시작하기 싫다면 에너지 ‘높음’으로 적을 수 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익숙해서 거의 생각하지 않는 일은 ‘낮음’일 수 있습니다.
이 칸은 다음 장에서 사람이 직접 지켜야 하는 일을 가르는 기준과는 다릅니다. 지금은 체감만 기록합니다.
카드-01 · 오늘의 반복 기록표
어제 또는 오늘 한 날만 펼쳐 5~10개를 적는다. 10~15분에서 멈춘다.
| # | 시각·사건 | 일의 종류 | 반복 빈도 |
|---|---|---|---|
| 1 | |||
| 2 | |||
| 3 | |||
| 4 | |||
| 5 | |||
| 6 | |||
| 7 | |||
| 8 |
| # | 소요 | 에너지 |
|---|---|---|
| 1 | ||
| 2 | ||
| 3 | ||
| 4 | ||
| 5 | ||
| 6 | ||
| 7 | ||
| 8 |
기록 규칙
• 업무 이름보다 실제 행동을 적기.
• 빈도는 거의 매일 / 주 2~3회 / 주 1회 / 가끔 정도로 충분.
• AI 사용 여부와 성과는 아직 적지 않기.
• AI와 무관해 보이는 반복도 빼지 않기.
서윤재의 한 날을 펼쳐 본다
아래는 가상 실천자 서윤재의 수요일 기록입니다. AI를 사용했는지는 일부러 적지 않았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반복 자체를 먼저 보기 때문입니다.
| 시각·사건 | 일의 종류 | 반복 빈도 |
|---|---|---|
| 오전 8시 50분, 첫 착석 | 오늘 일정과 메일 제목 확인 | 거의 매일 |
| 오전 10시, 회의 10분 전 | 안건과 질문 메모 | 주 2~3회 |
| 오전 11시 20분, 회의 직후 | 결정·미결 사항 다시 적기 | 주 2~3회 |
| 오후 1시 40분, 점심 뒤 착석 | 오후 순서 다시 정하기 | 거의 매일 |
| 오후 3시, 수정 요청 도착 | 요청에서 해야 할 일 추리기 | 주 2~3회 |
| 오후 4시 30분 | 파일 이름과 폴더 정리 | 주 2~3회 |
| 오후 5시 20분 | 같은 내용의 진행 상황을 두 곳에 옮겨 적기 | 거의 매일 |
| 오후 6시, 퇴근 준비 | 끝낸 일·남은 일 확인 | 거의 매일 |
| 저녁, 이동 중 | 내일 오전에 잊을 것 한 줄 메모 | 주 2~3회 |
| 시각·사건 | 소요 | 에너지 |
|---|---|---|
| 오전 8시 50분, 첫 착석 | 12분 | 중 |
| 오전 10시, 회의 10분 전 | 8분 | 중 |
| 오전 11시 20분, 회의 직후 | 18분 | 높음 |
| 오후 1시 40분, 점심 뒤 착석 | 6분 | 중 |
| 오후 3시, 수정 요청 도착 | 15분 | 높음 |
| 오후 4시 30분 | 5분 | 낮음 |
| 오후 5시 20분 | 7분 | 낮음 |
| 오후 6시, 퇴근 준비 | 10분 | 중 |
| 저녁, 이동 중 | 2분 | 낮음 |
이 표에는 AI와 바로 연결될 것 같은 항목도 있고 그렇지 않은 항목도 있습니다. ‘파일 이름과 폴더 정리’, ‘같은 내용을 두 곳에 옮겨 적기’는 처음에는 AI 활용 목록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기록합니다.
왜냐하면 이 단계의 목적은 AI에게 줄 일을 찾는 것보다 넓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반복하고 있는 일을 전부 후보로 올려야 다음 장에서 ‘넘길 것’, ‘사람이 지킬 것’, ‘없앨 것’을 나눌 수 있습니다.
같은 내용을 두 곳에 옮겨 적는 일은 AI에 맡기기 전에 중복 입력부터 없애야 할 수도 있습니다. 파일 정리는 자동화가 더 맞을 수도 있고, 직접 5분 하는 편이 더 단순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
AI와 무관해 보이는 반복도 적는다
기록을 시작하면 보통 AI가 잘할 것 같은 일부터 찾습니다. 글쓰기, 요약, 아이디어, 번역 같은 항목입니다. 그렇게 적으면 기록표가 곧바로 활용법 목록이 됩니다.
반대로 하루를 있는 그대로 적으면 다른 종류가 나옵니다.
회의실을 예약하는 일.
같은 숫자를 두 문서에 다시 적는 일.
메신저에서 받은 요청을 할 일 목록으로 옮기는 일.
작업을 끝낸 뒤 파일 이름을 바꾸는 일.
다음 사람에게 넘길 정보를 한 줄 남기는 일.
이 가운데 어떤 것은 AI 접점이 될 수 있고, 어떤 것은 기존 업무 방식을 바꾸는 편이 낫습니다. 그래서 후보를 좁히기 전에 넓게 기록합니다.
‘업무’가 아닌 전환 구간을 본다
반복은 작업 그 자체보다 작업 사이에서 더 잘 보이기도 합니다.
회의가 끝나고 다음 업무로 넘어가기 전 5분. 점심을 먹고 돌아와 무엇부터 할지 다시 생각하는 3분. 퇴근하기 전에 열어 둔 창을 보며 내일 할 일을 떠올리는 10분. 이런 구간은 업무 목록에는 잘 남지 않지만 매일 비슷한 마찰이 생길 수 있습니다.
AI를 시간표에 배치할 때는 이런 전환 구간이 좋은 후보가 되기도 합니다. 입력물이 이미 있고, 다음 행동이 분명하며, 실패 비용이 낮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직 “좋은 후보”라고 표시하지 않습니다. 표에만 남깁니다.
기록은 10~15분에서 끝낸다
이 작업이 정확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지난 캘린더와 메일, 메신저 기록을 전부 확인하게 됩니다. 그러면 루틴 감사 자체가 하나의 프로젝트가 됩니다.
필요한 것은 한 날의 복원입니다.
캘린더를 한 번 봅니다. 메일함 제목을 한 번 봅니다. 기억나는 전환 구간을 몇 개 추가합니다. 5~10개가 나오면 멈춥니다.
각 항목의 소요 시간이 정확하지 않아도 됩니다. 반복 빈도가 ‘주 2회인지 3회인지’ 애매해도 됩니다. 4장에서 판정한 결과 역시 임시입니다. 첫 7일 테스트를 하면 실제로 얼마나 자주 나타나는지 다시 보이기 때문입니다.
표를 완성하는 데 15분을 넘기고 있다면 항목 수를 줄입니다. 하루 전체 조사는 필요 없습니다. 첫 테스트 후보를 찾는 작업입니다.
한 번 나타난 일은 어떻게 할까
오늘 처음 생긴 일도 기록해도 됩니다. 다만 빈도 칸에 ‘일회성’이라고 적습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행사 장소를 알아본 일, 한 번뿐인 계약 변경을 확인한 일, 이사 관련 자료를 정리한 일처럼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낮은 업무입니다. 이런 일은 AI를 잘 활용할 수 있어도 루틴 후보는 아닐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오늘 나타나지 않았지만 거의 매일 하는 일이 분명하면 한두 개 추가해도 됩니다. 출근 직후 일정 확인처럼 평소에는 하지만 오늘 외근 때문에 빠진 행동이 그렇습니다. 단, 기억을 바탕으로 끝없이 보충하지 않습니다. 최대 10개 정도에서 멈춥니다.
아직 점수를 매기지 않는다
표를 보면 금방 판단하고 싶어집니다.
“이건 AI에 넘기면 되겠다.”
“이건 자동화해야겠다.”
“이건 내가 해야 한다.”
표시를 미리 해두면 다음 장의 기준보다 현재의 인상이 앞섭니다. AI가 잘할 것 같은 일은 과대평가하고, 사람이 지켜야 할 판단이나 책임은 과소평가하기 쉽습니다.
오늘은 빈도, 입력물, 판단 개입, 실패 비용을 아직 계산하지 않습니다. 다섯 칸만 채웁니다.
서윤재의 표에서도 회의 직후 정리는 18분이 걸리고 에너지가 높습니다. 겉으로 보면 바로 넘기고 싶은 후보입니다. 하지만 회의 내용에 판단과 책임이 많이 섞여 있다면 전체를 넘기는 것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파일 정리는 에너지가 낮고 5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반복 자체를 없앨 수 있다면 더 좋은 선택이 있습니다.
이 차이를 다음 판정에서 봅니다.
기록표를 그대로 남겨 둔다
오늘 만든 표는 고치지 않습니다. 4장에서 각 항목을 세 갈래로 나눌 때 원본으로 씁니다. 5장에서 첫 테스트 후보를 하나 고를 때도 다시 봅니다. 7일이 지난 뒤에는 “생각했던 빈도와 실제 빈도가 달랐는지” 다시 확인합니다.
따라서 기록표에는 멋진 설명보다 그날의 흔적이 남아 있는 편이 낫습니다.
“회의 준비” 대신 “회의 10분 전 질문 세 줄 확인.”
“업무 정리” 대신 “퇴근 직전 끝낸 일·남은 일 확인.”
“메일 처리” 대신 “첫 착석 뒤 답해야 할 메일 제목 확인.”
이 정도 구체성이면 다음 판정의 재료로 충분합니다.
오늘 해야 할 일은 여기까지입니다. 어제 또는 오늘 한 날을 고르고, 5~10개의 반복을 다섯 칸에 적습니다. AI를 썼는지, 얼마나 잘했는지는 적지 않습니다.
표를 저장해 둡니다. 다음에는 각 반복을 넘길 것, 사람이 지킬 것, 없앨 것 가운데 임시로 나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