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을 읽기 전에
이 책은 ‘정답’이 아니라 ‘생각의 기준점’을 제공합니다.
4% 룰은 미국 시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가이드라인이며, 한국의 세금 체계, 환율 변동, 개인 상황에 따라 적용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은퇴 설계는 반드시 재무설계사와 상담하세요.
이 장을 건너뛰어도 되는 사람
아래에 해당하면 이 장은 나중에 읽어도 됩니다.
- 아직 30대 초반이고, 지금은 “모으는 단계”에 집중하고 싶다
- 국민연금 + 퇴직연금만으로 기본 생활비가 충당될 예정이다
- 숫자 계산보다 먼저 “왜 해야 하는지”가 궁금하다 → 12장으로 이동
결론만 알고 싶다면: 바로 아래 “이것만 알면 된다”를 읽고 12장으로 넘어가세요.
이것만 알면 된다 (1페이지 결론)
4% 룰 핵심 공식:
연간 생활비 × 25 = 필요 자산
예시:
- 월 200만 원 필요 → 200만 × 12 × 25 = 6억 원
- 월 300만 원 필요 → 300만 × 12 × 25 = 9억 원
한국 변수 고려 시:
- 환율, 세금, 의료비 고려 → ×28~30 권장
- 월 200만 원 필요 → 한국형 필요 자산: 6.7~7.2억 원
자세한 계산은 부록 4 워크시트를 활용하세요.
4% 룰의 탄생
1994년, 재무설계사 윌리엄 벤겐(William Bengen)이 역사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는 1926년부터의 미국 주식/채권 시장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은퇴 후 매년 얼마씩 꺼내 쓰면 30년 동안 돈이 바닥나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였죠.
결론은 놀라웠습니다.
“은퇴 자산의 4%씩 매년 인출하면, 30년 동안 돈이 바닥나지 않는다.”
대공황, 오일쇼크, 닷컴버블… 최악의 시나리오를 포함해서도 4%면 버텼습니다.
이것이 “4% 룰”의 탄생입니다.
4% 룰의 원리
25배 법칙
4%의 역수는 25입니다. 그래서 4% 룰을 “25배 법칙”이라고도 부릅니다.
공식:
연간 생활비 × 25 = 은퇴에 필요한 자산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 연간 2,400만 원(월 200만 원) 필요 → 2,400만 × 25 = 6억 원
- 연간 3,600만 원(월 300만 원) 필요 → 3,600만 × 25 = 9억 원
- 연간 4,800만 원(월 400만 원) 필요 → 4,800만 × 25 = 12억 원
6억 원을 모으면, 매년 2,400만 원(6억의 4%)씩 써도 30년간 바닥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월 생활비별 필요 자산 한눈에 보기
| 월 생활비 | 연간 생활비 | 4% 룰 (×25) |
|---|---|---|
| 150만 원 | 1,800만 원 | 4.5억 원 |
| 200만 원 | 2,400만 원 | 6억 원 |
| 250만 원 | 3,000만 원 | 7.5억 원 |
| 300만 원 | 3,600만 원 | 9억 원 |
| 400만 원 | 4,800만 원 | 12억 원 |
| 500만 원 | 6,000만 원 | 15억 원 |
참고로, 이 금액은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 외에 추가로 필요한 금액입니다. 국민연금으로 월 100만 원이 나온다면, 필요한 월 생활비에서 100만 원을 빼고 계산하면 됩니다.
왜 30년 동안 고갈되지 않는가?
“4%씩 빼면 25년이면 다 없어지는 거 아닌가요?”
좋은 질문입니다. 단순 계산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은퇴 자산은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계속 투자되어 있으니까요.
벤겐의 연구는 이렇게 설계되었습니다.
- 주식 50% + 채권 50% 포트폴리오
- 매년 4%를 인출 (인플레이션 조정)
- 남은 자산은 계속 투자
결과적으로 자산이 늘어나는 해도 있고 줄어드는 해도 있지만, 벤겐이 검토한 1926~1992년 미국 시장의 은퇴 시작 연도들에서는 4% 인출률로 30년을 버텼습니다. 뒤이은 트리니티 연구도 “역사가 미래의 지침이라면 3~4퍼센트 인출이 자산을 소진시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표현했습니다. 두 연구 모두 과거 미국 시장을 되짚은 시뮬레이션이지 미래를 보장하는 계산이 아닙니다. 벤겐 자신도 인출률을 4.25%로 올리면 28년 만에 소진될 수 있다고 적었고, 두 연구 모두 세금과 수수료는 계산에 넣지 않았습니다.
그 전제 안에서 보면, 많은 구간에서 30년 뒤에도 원금이 유지되거나 늘어 있었습니다.
4% 룰의 한계와 보완
4% 룰이 완벽한 건 아닙니다. 몇 가지 한계가 있습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같은 상황이라면?
벤겐의 연구는 미국 시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니다. 미국 주식 시장은 지난 100년간 장기적으로 우상향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어떨까요? 1989년 버블 붕괴 이후 30년 넘게 주가가 회복되지 못했습니다. 이런 시장에서 4% 룰은 작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결책: 글로벌 분산
일본 주식만 가지고 있었다면 문제였겠지만, 전세계에 분산 투자했다면 괜찮았습니다. 4장에서 배운 3 Fund Portfolio처럼 미국 + 해외 + 채권으로 분산하면 특정 국가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3.5% 룰, 가변 인출 전략
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싶다면?
3.5% 룰:
4% 대신 3.5%만 인출합니다. 25배 대신 약 28배를 모아야 하지만, 안전마진이 생깁니다.
- 월 200만 원 필요 → 2,400만 × 28 = 6.7억 원
- 시장이 좋을 때: 4.5% 인출
- 시장이 나쁠 때: 3.5% 인출
유연성이 있으면 자산 수명이 늘어납니다.
배당으로 원금 유지하기
5장에서 배운 배당주 전략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배당률 3~4%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배당금만으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습니다. 원금을 건드리지 않으니 자산이 고갈될 일이 없죠.
예를 들어 이렇습니다.
- 6억 원 × 배당률 4% = 연 2,400만 원 (월 200만 원)
- 원금 6억 원은 그대로 유지
배당금은 매년 조금씩 올라가는 경우가 많으니(배당 귀족들처럼), 인플레이션 헷지도 됩니다.
은퇴 직후 5년이 특별한 이유
4퍼센트 룰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짚어야 할 위험이 하나 있습니다. 이름이 어렵지만 원리는 단순합니다.
수익률 순서 위험입니다.
같은 평균 수익률이라도 어떤 순서로 오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 위험은 돈을 꺼내 쓰기 시작한 순간부터 생깁니다.
숫자로 보면 바로 이해됩니다.
은퇴 자산 6억 원, 매년 2,400만 원씩 꺼내 쓴다고 해봅시다. 5년간의 수익률이 마이너스 30퍼센트, 마이너스 10퍼센트, 플러스 20퍼센트, 플러스 20퍼센트, 플러스 20퍼센트라고 하죠. 평균은 4퍼센트입니다.
나쁜 해가 먼저 온 경우 — 5년 뒤 잔액 4억 8,500만 원
좋은 해가 먼저 온 경우 (같은 수익률을 거꾸로) — 5년 뒤 잔액 5억 5,500만 원
평균 수익률은 똑같이 4퍼센트입니다. 순서만 바뀌었을 뿐인데 7,000만 원이 갈립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인출하지 않고 그냥 굴리기만 하면 순서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위 두 경우 모두 6억 5,320만 원으로 똑같습니다. 곱셈의 순서를 바꿔도 결과가 같은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인출이 이 대칭을 깹니다.
주가가 30퍼센트 빠진 해에도 생활비 2,400만 원은 꺼내야 합니다. 자산이 줄어든 상태에서 같은 금액을 빼면, 남은 원금이 훨씬 크게 깎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시장이 회복돼도 이미 팔아버린 몫은 회복에 참여하지 못합니다.
8장에서 “버티면 회복한다”고 했습니다. 그건 적립 중인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인출 중인 사람에게는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팔지 않고 버틸 수 있어야 회복에 올라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은퇴 직전과 직후가 위험 구간이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은퇴까지 20년이 남았다면 폭락은 오히려 기회입니다. 같은 돈으로 더 많이 살 수 있으니까요.
은퇴를 1~2년 앞두고 있거나 막 은퇴했다면 폭락은 타격입니다. 회복할 시간도 없고, 그 와중에 꺼내 써야 합니다.
같은 사건이 시기에 따라 정반대로 작용합니다. 2장에서 TDF가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주식 비중을 낮추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대비하는 방법
완벽한 해법은 없지만, 세 가지가 도움이 됩니다.
첫째, 현금 완충 구간을 둡니다. 은퇴 직후 2~3년치 생활비를 예금이나 단기채에 따로 떼어둡니다. 폭락장이 와도 그 돈으로 버티면서 주식을 팔지 않아도 됩니다. 시장이 회복되면 다시 채워넣습니다.
9장에서 정희의 비상자금이 3~6개월치가 아니라 더 넉넉해야 한다고 했던 이유가 이겁니다.
둘째, 인출액을 유연하게 가져갑니다. 시장이 나쁜 해에는 여행이나 큰 지출을 미룹니다. 앞서 본 가변 인출 전략입니다. 나쁜 해에 조금만 덜 꺼내도 자산 수명이 눈에 띄게 늘어납니다.
셋째, 은퇴 시점을 유연하게 봅니다. 은퇴 직전에 폭락이 오면 1~2년 더 일하는 선택지를 남겨둡니다. 그 사이 인출을 미루고 시장이 회복하기를 기다릴 수 있습니다.
어느 계좌부터 꺼낼 것인가
모아둔 곳이 여럿이면 꺼내는 순서도 전략입니다. 같은 금액을 써도 세금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원칙은 이렇습니다.
1순위, 과세 계좌부터. 일반 증권계좌나 예금처럼 세제 혜택이 없는 돈부터 씁니다. 이 돈은 굴려도 세금 혜택이 없으니 먼저 소진하는 게 낫습니다.
2순위, ISA. 비과세 한도를 쓰면서 꺼냅니다.
3순위, 연금저축과 IRP. 마지막까지 남겨둡니다. 이 계좌 안에서는 세금 없이 굴러가니, 오래 둘수록 유리합니다.
여기에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연금 수령은 55세 이후에 시작해야 하고, 10년 이상 나눠 받아야 낮은 세율이 적용됩니다. 너무 늦게 시작하면 짧은 기간에 몰아 받게 되어 세율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9장에서 본 건강보험료 문제도 함께 봐야 합니다. 사적연금은 피부양자 판정 소득에 잡히지 않지만, 연 1,500만 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수령 기간을 늘려 연간 금액을 낮추는 것이 대체로 유리합니다.
이 계산은 개인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은퇴가 가까워지면 한 번쯤 전문가와 함께 시뮬레이션해보시길 권합니다.
국민연금은 언제부터 받을까
한국에만 있는 변수가 하나 더 있습니다. 국민연금 수령 시기입니다.
정해진 나이보다 앞당겨 받으면 1년당 6퍼센트씩 줄고, 미뤄 받으면 1년당 7.2퍼센트씩 늘어납니다. 각각 최대 5년까지 가능합니다.
정희의 예상 수령액 월 112만 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렇습니다.
| 수령 시기 | 조정률 | 월 수령액 |
|---|---|---|
| 60세 (5년 조기) | -30% | 78만 원 |
| 62세 (3년 조기) | -18% | 92만 원 |
| 65세 (정상) | — | 112만 원 |
| 68세 (3년 연기) | +21.6% | 136만 원 |
| 70세 (5년 연기) | +36% | 152만 원 |
월 78만 원과 152만 원. 두 배 차이입니다.
그럼 무조건 미루는 게 나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미루면 그동안 못 받은 돈이 있으니까요.
누적 수령액으로 계산한 손익분기점은 이렇습니다.
- 5년 앞당겨 받으면 77세까지는 유리하고, 그 뒤로는 불리해집니다
- 5년 미뤄 받으면 84세를 넘겨야 유리해집니다
즉 얼마나 오래 사느냐에 답이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판단 기준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앞당겨 받는 게 나은 경우 — 은퇴 직후 소득이 끊겨 당장 생활비가 급한 경우,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 다른 노후 자산이 충분해서 국민연금이 보조 역할인 경우
미뤄 받는 게 나은 경우 — 은퇴 후에도 소득이 있는 경우, 건강하고 가족력상 장수가 예상되는 경우, 다른 자산이 부족해 오래 살 위험에 대비해야 하는 경우
여기서 한 가지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국민연금의 진짜 가치는 수익률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나온다는 점입니다. 90세를 넘겨 살면 모아둔 돈은 바닥날 수 있지만 국민연금은 계속 나옵니다. 그래서 오래 살 가능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미뤄 받는 쪽이 유리합니다.
통계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삽니다. 부부라면 오래 살 가능성이 높은 쪽의 국민연금을 미뤄서 키워두는 것이 노후 후반의 안전판이 됩니다.
한국에서 4% 룰 적용 시 변수
미국에서 만들어진 4% 룰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기엔 몇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환율 리스크
미국 주식, 미국 ETF에 투자하면 달러 자산을 갖게 됩니다. 이건 장점이자 리스크입니다.
- 원화가 약해지면: 달러 자산 가치 상승 (유리)
- 원화가 강해지면: 달러 자산 가치 하락 (불리)
은퇴 후 생활비는 원화로 쓰니까, 환율 변동이 실제 사용 가능 금액에 영향을 줍니다.
대응 방안:
- 원화 자산과 달러 자산을 적절히 섞기
- 환율이 유리할 때 미리 환전해두기
- 국내 상장 해외 ETF 활용 (환헷지형 vs 환노출형 선택)
세금
미국에서는 Roth IRA 인출 시 세금이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다릅니다.
10장에서 배웠듯이 세금이 이렇게 갈립니다.
- 연금 수령: 3.3~5.5% 연금소득세
- 일시금 수령: 16.5% 기타소득세 또는 퇴직소득세
4% 룰을 적용할 때, 세금을 고려해야 합니다. 세후 4%가 되려면 세전으로는 약 4.2~4.4%가 필요합니다.
의료비 변수
한국은 건강보험이 있어서 의료비 부담이 미국보다 적습니다. 이건 좋은 점이죠.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의료비는 증가합니다. 건강보험이 커버하지 않는 비급여 항목, 간병비, 요양비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권장: 의료비 버퍼 마련
- 기본 생활비 외에 월 50~100만 원의 의료비 버퍼 고려
- 또는 실손보험, 간병보험 등으로 리스크 분산
한국형 4% 룰 = 3.5% 룰 권장
위의 변수들을 종합하면 이렇게 정리됩니다.
미국 4% 룰 (×25) → 한국형 3.5% 룰 (×28~30) 권장
이유:
- 환율 변동성
- 세금 구조 차이
- 의료비 증가 추세
- 안전마진 확보
| 월 생활비 | 미국식 (×25) | 한국형 (×28) |
|---|---|---|
| 200만 원 | 6억 원 | 6.7억 원 |
| 300만 원 | 9억 원 | 10억 원 |
| 400만 원 | 12억 원 | 13.4억 원 |
7천만 원 정도의 버퍼가 생기지만, 30년 은퇴 생활의 안전판으로 생각하면 아깝지 않습니다.
나의 숫자 확인하기
상세 계산은 부록 4 워크시트를 활용하세요.
여기서는 간단히 확인만 해봅시다.
나의 은퇴 설계 간단 체크:
□ 월 희망 생활비: ____만 원 □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 ____만 원 □ 퇴직연금/기타 연금: ____만 원 □ 추가로 필요한 월 생활비: ____만 원 (희망 생활비 - 연금 수령액) □ 필요 자산 (×25): ____억 원 □ 한국형 (×28): ____억 원 □ 현재 연금 자산: ____억 원 □ 갭 (목표 - 현재): ____억 원
“갭”이 클수록, 12장의 액션이 중요해집니다.
갭이 작다면 축하드립니다. 이미 잘하고 계신 겁니다.
갭이 크다면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시작하면 됩니다. 7장에서 만난 앤 샤이버는 51세에 5,000달러로 시작했습니다.
정희라면
56세 정희의 이야기로 이 장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정희는 은퇴가 4년 앞입니다. 지훈이나 현주와 달리 모으는 단계가 거의 끝났습니다. 남은 과제는 꺼내는 설계입니다.
첫째, 숫자를 확정합니다
국민연금 예상액은 월 112만 원입니다. 목표 생활비를 월 250만 원으로 잡으면 부족분은 월 138만 원, 연 1,656만 원입니다.
한국형 기준(×28)을 적용하면 필요 자산은 약 4억 6천만 원입니다.
여기에 퇴직금과 그동안 모은 연금저축·IRP 잔액을 더해보고, 부족하면 남은 4년의 계획을 조정합니다.
둘째, 완충 구간을 만듭니다
은퇴 직후 2~3년치 생활비를 따로 떼어둡니다. 월 250만 원 기준으로 6천만 원에서 9천만 원입니다.
이 돈은 예금이나 단기채로 둡니다. 수익률이 낮아도 상관없습니다. 목적은 은퇴 직후 폭락이 왔을 때 주식을 팔지 않는 것이니까요.
셋째, 자산 배분을 조정합니다
지금 당장 전부 안전자산으로 옮기는 건 과합니다. 정희는 은퇴 후에도 30년을 더 살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은퇴 시점에 자산을 전부 예금에 넣으면 인플레이션에 당합니다.
앞으로 4년에 걸쳐 채권 비중을 서서히 올리되, 주식을 완전히 비우지는 않습니다. 2장에서 본 글라이드 패스를 손으로 그리는 셈입니다.
넷째, 국민연금 시기를 결정합니다
정희는 여성이고 건강합니다. 90세 이상 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퇴직금과 연금저축으로 은퇴 초반을 버틸 수 있다면, 국민연금을 몇 년 미루는 선택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3년만 미뤄도 월 136만 원이 됩니다. 오래 살수록 이 24만 원의 차이가 커집니다.
반대로 은퇴 직후 소득 공백이 감당이 안 된다면 정상 개시가 맞습니다. 미루는 것도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선택이니까요.
정희에게 남은 4년
정희가 이 4년에 할 일은 자산을 크게 불리는 게 아닙니다. 순서를 정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언제 어떤 순서로 꺼낼지, 폭락이 왔을 때 무엇으로 버틸지, 국민연금을 언제 켤지.
지훈에게 25년이 자산이라면, 정희에게는 이 4년의 준비가 자산입니다.
이 장의 핵심
1. 4% 룰: 연간 생활비 × 25 = 필요 자산. 매년 4%씩 인출하면 30년간 자산이 고갈되지 않는다 (미국 시장 기준).
2. 한국에서는 환율, 세금, 의료비 고려 → 3.5% 룰 (×28) 권장. 안전마진을 확보하자.
3. 상세 계산은 부록 4 워크시트 활용. 국민연금, 퇴직연금을 빼고 추가로 필요한 금액을 계산하자.
다음 장 예고
목표 숫자를 알았습니다.
6억, 9억, 12억… 숫자가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로널드 리드도 처음엔 월급쟁이였습니다. 앤 샤이버도 51세에 5,000달러로 시작했습니다.
중요한 건 “언제 시작하느냐”입니다.
그리고 그 답은 항상 “지금”입니다.
마지막 장에서는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3가지를 정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