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에서 행사 물품을 주문하려던 오후였어요. 단가는 12,500원, 수량은 4개, 할인율은 10퍼센트였습니다. 계산기로 몇 번 두드리면 끝날 일이지만, 품목이 바뀔 때마다 다시 계산해야 했고 할인 전 금액과 할인 금액도 따로 보고 싶었습니다.
이 정도 필요라면 거창한 앱은 필요 없어요. 입력칸 세 개와 결과 세 줄이면 충분합니다. 첫 도구는 작을수록 좋습니다. 그래야 코드가 아니라 결과를 보는 습관을 만들 수 있어요.
이번 장에서 만들 것은 ‘구매 합계 계산기’입니다.
- 단가를 넣는다.
- 수량을 넣는다.
- 할인율을 넣는다.
- 할인 전 금액, 할인 금액, 최종 금액을 보여 준다.
정답도 이미 알고 시작합니다. 단가 12,500원에 수량 4개면 할인 전 금액은 50,000원이에요. 10퍼센트 할인 금액은 5,000원이고, 최종 금액은 45,000원입니다. 결과를 검증할 수 없는 도구보다, 손으로도 정답을 확인할 수 있는 도구가 첫 실습에 알맞아요.
첫 요청은 짧아도 된다
클로드와 새 대화를 시작하고 아래처럼 요청해 보세요. 화면 위치나 메뉴 이름은 계정과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아티팩트로 만들어 달라’는 목적만 분명히 적습니다.
“아티팩트로 개인용 구매 합계 계산기를 만들어 주세요. 단가, 수량, 할인율을 입력하면 할인 전 금액, 할인 금액, 최종 금액이 보이게 해 주세요. 처음 예시는 단가 12,500원, 수량 4개, 할인율 10퍼센트로 넣어 주세요. 금액이 음수가 되지 않게 해 주세요.”
이 요청문에는 어려운 기술 용어가 없습니다. 어떤 언어를 쓸지도 정하지 않았어요. 필요한 입력과 출력, 금지 조건 하나만 적었습니다.
클로드가 결과물을 만들면 코드를 펼쳐 읽지 마세요. 입력칸과 결과부터 봅니다. 우리가 확인할 것은 세 가지예요.
- 예시 값이 들어가 있는가.
- 계산 결과가 50,000원, 5,000원, 45,000원으로 나오는가.
- 단가나 수량에 음수를 넣었을 때 이상한 금액이 나오지 않는가.
결과 화면이 예뻐도 숫자가 틀리면 실패입니다. 반대로 디자인이 평범해도 세 숫자가 맞고 입력이 안정적이면 첫 목적은 달성한 거예요.
이 책의 검증판에서는 기준 입력을 넣었을 때 할인 전 50,000원, 할인 5,000원, 최종 45,000원이 나오도록 확인했습니다. 다만 실제 클로드가 생성하는 화면 배치와 표현은 요청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같아야 하는 것은 계산 결과입니다.
확인은 ‘느낌’이 아니라 값으로 한다
첫 화면이 나오면 입력을 한 번 바꿔 보세요.
단가를 20,000원, 수량을 3개, 할인율을 0으로 넣으면 최종 금액은 60,000원이어야 합니다. 할인율을 100으로 바꾸면 최종 금액은 0원이 되어야 해요. 할인율에 120을 넣었을 때 100으로 제한하거나 오류를 알려 주는지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모든 경우를 시험할 필요는 없어요. 정상 입력 하나, 경계 입력 하나, 잘못된 입력 하나면 첫 확인으로 충분합니다.
정상 입력은 평소 사용할 값입니다. 경계 입력은 0퍼센트나 100퍼센트처럼 범위의 끝이에요. 잘못된 입력은 음수나 빈칸처럼 실제 사용 중 생길 수 있는 실수입니다.
이 세 가지를 확인하면 ‘도구가 열렸다’보다 훨씬 강한 근거를 갖게 됩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한 번에 하나씩 고친다
첫 결과를 보고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어요.
- 금액에 쉼표가 없어 읽기 어렵다.
- 값을 다시 입력하려면 칸을 하나씩 지워야 한다.
- 결과에서 최종 금액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고쳐 달라고 해도 되지만, 처음에는 수정 범위를 작게 잡는 편이 좋아요. 무엇 때문에 결과가 달라졌는지 알기 쉽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요청은 이렇게 보냅니다.
“계산 방식은 바꾸지 말고 두 가지만 수정해 주세요. 모든 금액에 천 단위 쉼표와 ‘원’을 붙여 주세요. 입력값을 단가 0원, 수량 1개, 할인율 0퍼센트로 되돌리는 초기화 버튼을 추가해 주세요. 수정 후 기준 입력 12,500원, 4개, 10퍼센트에서 최종 금액이 여전히 45,000원인지 확인해 주세요.”
이 문장에서 중요한 부분은 “계산 방식은 바꾸지 말고”예요. 화면을 고치는 요청이 계산 결과까지 건드리지 않게 범위를 나눴습니다. 수정 후에는 같은 기준값을 다시 넣습니다. 바뀌어야 할 곳은 금액 표현과 초기화 기능이고, 바뀌면 안 되는 곳은 계산값이에요.
이 과정을 거치면 첫 번째 미니 루프가 완성됩니다.
요청. 필요한 입력과 결과를 말합니다.
확인. 이미 알고 있는 숫자로 결과를 검사해요.
수정. 한 번에 작은 범위를 바꾸고 같은 숫자로 다시 확인합니다.
뒤에서 배울 여섯 단계보다 짧지만, 만드는 일의 중심은 이미 들어 있습니다. 클로드가 구현하고, 사람이 정답을 판단하고, 대화로 결과를 좁혀 갑니다.
코드를 보지 않으면 불안할 때
결과 옆에 긴 코드가 보이면 읽어야 할 것 같은 압박이 생깁니다. 예전 코딩 공부의 기억이 돌아올 수도 있어요. 괄호와 기호를 모르면 도구를 믿을 수 없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코드는 검토 대상이 아닙니다. 우리가 만든 것은 개인용 계산기이고, 정답을 손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입력과 출력, 잘못된 값에 대한 반응을 확인하는 편이 목적에 더 가깝습니다.
코드를 읽지 않는다고 검증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에요. 검증 위치를 결과 쪽으로 옮기는 겁니다.
병원에서 혈압계를 쓸 때 내부 회로를 읽지 않아도, 표시값이 비정상적이면 다시 측정하고 다른 기기와 대조합니다. 전자레인지의 프로그램을 모르더라도 시간이 제대로 줄어드는지, 문이 열렸을 때 멈추는지 확인해요. 작은 도구도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돈이 실제로 결제되거나, 세금이 계산되거나, 다른 사람의 정보를 저장하는 도구라면 기준이 달라집니다. 개인용 연습 도구에서 확인한 방식만으로 중요한 시스템을 운영하면 안 돼요. 이 책의 첫 도구는 위험이 작은 범위에서 위임과 검증의 감각을 익히기 위한 것입니다.
저장 방식을 기능과 분리해서 확인하기
아티팩트가 대화 안에서 잘 작동하면 완성된 앱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 여기서 한 가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도구를 다시 찾을 수 있다’, ‘입력한 값이 다음 실행에도 남는다’, ‘다른 기기에서도 같은 기록이 보인다’는 서로 다른 기능입니다. 2026년 8월 기준으로는 일부 유료 플랜의 공개된 아티팩트에서 세션을 넘어 데이터를 남기는 지속 저장을 사용할 수 있어요. 개인별 저장과 여러 사용자가 함께 보는 저장도 구분됩니다. 개발 중인 비공개 상태에서는 저장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고, 공개를 해제하면 연결된 저장 데이터가 삭제될 수 있습니다.
계산기는 값을 잠깐 넣고 결과를 보는 도구라 저장이 필요하지 않아요. 첫 도구에서는 계산 결과만 확인하세요. 뒤에서 만드는 가계부와 습관 트래커에서는 브라우저 임시 저장, 아티팩트의 지속 저장, 파일 내보내기 가운데 어느 방식을 쓰는지 요청에 적고 각각 따로 시험합니다. 기능을 적게 잡는 것도 범위를 지키는 일이에요.
막히는 순간 — 결과물이 아니라 설명만 길게 나와요
증상. 클로드가 계산기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지만, 직접 입력해 볼 결과물이 보이지 않아요.
원인. 요청이 설명을 달라는 문장으로 해석됐거나, 아티팩트 생성 의도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복구. 아래 한 문장을 이어서 보내세요.
“설명문이 아니라 지금 입력해 볼 수 있는 아티팩트 결과물로 만들어 주세요. 코드는 본문에 풀어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도 결과물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현재 계정에서 기능이 활성화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새 대화에서 첫 요청을 다시 보내세요. 같은 대화에서 문장을 계속 덧붙여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막히는 순간 — 숫자는 나오는데 정답과 달라요
증상. 12,500원, 4개, 10퍼센트를 넣었는데 최종 금액이 45,000원이 아니에요.
원인. 할인율 적용 순서나 숫자 처리 방식이 요청과 다르게 구현됐습니다.
복구. 틀린 결과를 그대로 전달합니다.
“기준 입력에서 할인 전 50,000원, 할인 5,000원, 최종 45,000원이 나와야 합니다. 현재 화면에는 [실제 보이는 값]이 나옵니다. 디자인은 건드리지 말고 계산식만 고친 뒤, 세 값을 다시 확인해 주세요.”
‘안 돼요’보다 실제 입력과 실제 출력이 훨씬 좋은 수리 재료입니다. 오류 메시지가 없어도 증상은 전달할 수 있어요.
요청을 잘 쓰는 사람보다 확인을 잘하는 사람이 먼저다
프롬프트를 멋지게 쓰는 법을 검색하면 역할, 형식, 단계, 예시를 길게 넣으라는 조언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 요소가 도움이 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첫 도구에서 필요한 것은 완벽한 요청문이 아닙니다.
목적을 말하고, 정답을 알고 있는 예시를 넣고, 결과를 확인하고, 작은 수정 한 번을 요청하면 됩니다. 첫 문장이 부족해도 대화로 보충할 수 있어요.
반대로 아주 긴 요청문을 써도 정답을 확인하지 않으면 좋은 도구가 되지 않습니다. 화면이 그럴듯하면 계산까지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거든요.
클로드와 만드는 일에서 사람의 강점은 업무 맥락과 정답을 알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단가와 할인율이 어떤 의미인지, 실제로 필요한 결과가 무엇인지, 틀렸을 때 어떤 손해가 생기는지는 사용자가 더 잘 알아요. 그 지식을 확인 항목으로 바꾸면 됩니다.
첫 도구를 내 것으로 바꾸는 작은 변형
구매 합계 계산기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한 가지 변형만 해 보세요. 기능을 많이 추가하지 말고, 실제 생활과 가까운 방향으로 이름이나 입력값을 바꿉니다.
- 인쇄 견적 계산기라면 단가를 페이지당 비용으로 바꿉니다.
- 행사 물품 계산기라면 배송비 입력칸 하나를 추가할 수 있어요.
- 공동 구매 계산기라면 참여 인원으로 최종 금액을 나누게 할 수 있습니다.
수정 요청에는 바뀌면 안 되는 조건을 함께 넣으세요.
“현재 할인 계산은 그대로 유지하고 배송비 입력칸만 추가해 주세요. 배송비는 할인 적용 후 더하고, 기준 입력에 배송비 3,000원을 넣으면 최종 금액이 48,000원이 되어야 합니다.”
새 기능에는 새 정답이 따라갑니다. 이 습관이 쌓이면 도구가 커져도 무엇을 확인해야 할지 잃지 않아요.
첫 도구를 마쳤다고 말할 기준
첫 도구를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 입력칸 세 개가 보인다.
- 기준 입력에서 세 계산값이 맞는다.
- 금액 표현과 초기화 기능을 한 번 수정했다.
- 수정 후에도 기준 계산값이 유지된다.
- 이 도구에는 저장·동기화·결제 기능이 없다는 범위를 안다.
이 다섯 항목이 맞으면 충분합니다. 코드를 저장하지 않아도 되고, 프로그램 이름을 정하지 않아도 돼요. 첫 성공의 목적은 클로드가 무엇이든 만들어 준다는 감탄이 아닙니다. 내가 결과를 설명하고,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다는 경험이에요.
계산기 창을 닫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줄을 메모해 두세요.
“기준값 12,500 × 4, 할인 10퍼센트 → 최종 45,000원.”
다음에 다시 열었을 때 이 값으로 도구가 여전히 맞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과물과 함께 검증값을 남기는 것이 보관의 시작이에요.
다음 장에서는 화면 안의 작은 도구보다 훨씬 조심해야 하는 일을 다룹니다. 클로드가 내 컴퓨터의 파일을 건드릴 수 있을 때, 요청보다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살펴볼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