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당 대사가 왜 한쪽에서는 부피가 되고 다른 쪽에서는 술이 되는가
밀가루 반죽에 효모를 넣으면 반죽이 부푼다.
포도즙이나 맥아즙에 효모를 넣으면 술이 된다.
둘 다 Saccharomyces cerevisiae를 사용할 수 있고, 둘 다 효모가 당을 이용하며 이산화탄소와 에탄올을 만든다.
그렇다면 빵과 술의 차이는 단순히 어느 산물을 남겨두느냐의 차이일까.
그보다 더 크다.
빵에서는 효모가 CO₂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반죽이 그 가스를 포획해야 최종 부피가 된다.
술에서는 에탄올이 핵심산물이지만, 효모 strain과 온도, 원료 matrix에 따라 glycerol, organic acid, ester와 alcohol 등 여러 대사산물의 균형이 달라진다.
같은 미생물 대사도 음식이 무엇을 목표로 하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림 F15] 빵과 술의 탄소 흐름. 같은 효모 대사라도 빵에서는 CO₂ 포획, 술에서는 ethanol과 향 성분의 균형이 핵심 결과가 된다.
빵에서 중요한 것은 가스 생성과 포획의 시간표다
효모는 CO₂를 공급하고, 반죽은 그 가스를 붙잡아 부피를 만든다. 이 둘은 같은 변수가 아니다.
효모의 가스 형성속도를 조절한 제빵 연구에서도 maximum CO₂ formation rate는 달라졌지만 gas retention과 final loaf volume은 단순 비례하지 않았다.
11장에서 이 결과를 다시 쓰는 이유는 수치를 반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빵의 성공조건이 효모 한 변수에 있지 않다는 기준을 세운 뒤, 효모의 생리상태와 sourdough community가 그 시간표를 어떻게 더 바꾸는지 보기 위해서다.
같은 효모도 어떤 상태에서 넣었는지가 다르다
미생물 이름이 같다고 기능상태도 같지는 않다.
동일한 baker’s yeast를 배양의 서로 다른 physiological phase에서 수확해 반죽에 넣은 연구에서는 diauxic와 post-diauxic phase의 세포가 일부 다른 단계보다 발효속도와 최대 dough height에서 더 높은 성능을 보였다.
같은 S. cerevisiae였다.
다른 것은 세포가 그 직전까지 어떤 환경에 있었는가였다.
starter를 제품명이나 species로만 보면 이런 차이를 놓치기 쉽다.
효모도 이전 배양이력을 가지고 반죽에 들어온다.
사워도우에서는 효모 혼자 일하지 않는다
상업 제빵효모를 사용하는 반죽은 비교적 단순한 모델이다.
사워도우로 가면 미생물 관계가 복잡해진다. 효모와 여러 젖산균이 함께 존재하고, 서로의 대사산물을 이용하거나 환경을 바꾼다.
그러나 ‘효모와 유산균은 공생한다’고 고정된 관계로 외우면 다시 문제가 생긴다.
Lactobacillus sanfranciscensis, L. plantarum, S. cerevisiae를 여러 탄소원에서 비교한 연구에서는 미생물 간 상호자극이 기질에 따라 나타나기도 하고 나타나지 않기도 했다.
같은 미생물 조합이라도 glucose, fructose 같은 탄소원을 이용할 때와 다른 기질을 이용할 때 상호작용이 같지 않았다.
관계도 S에 의존한다.
누가 함께 있느냐만큼 무엇을 함께 먹느냐가 중요하다.
사워도우의 산은 맛과 구조를 동시에 바꾼다
사워도우의 젖산과 초산은 빵의 산미를 만든다.
그러나 산의 역할은 맛에서 끝나지 않는다.
젖산, 초산, 숙신산을 직접 첨가해 반죽물성과 제빵 결과를 비교한 연구에서는 각 유기산이 rheology, water absorption, mixing behavior, specific loaf volume에 서로 다른 영향을 줄 수 있음이 확인됐다.
여기서 미생물과 식품 matrix 사이의 중간단계가 드러난다.
미생물이 만든 산이 반죽 자체의 물리적 성질을 바꾸고, 그 구조변화가 다시 가스포획과 최종 부피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사워도우의 ‘미생물 효과’를 말할 때는 미생물 이름만 볼 수 없다.
어떤 산을 얼마나 만들었는지, 그 산이 반죽에 무슨 일을 했는지까지 이어져야 한다.
starter microbiome의 흔적은 최종 빵까지 남는다
서로 다른 sourdough starter 20종으로 동일한 밀빵을 만든 연구에서는 starter microbiome에 따라 pH, acidity, loaf volume, crumb firmness, 색, amino acid와 organic acid 등 최종 빵의 여러 특성이 달라졌다.
일부 microbial diversity 지표는 bread property와 연관됐다.
하지만 ‘diversity가 높을수록 빵이 좋다’라고 결론낼 수는 없다. 상관관계가 곧 원인은 아니고, 무엇을 ‘좋다’고 정의할지도 별도의 문제다.
사워도우가 보여주는 것은 복합 starter의 영향이 발효액에서 끝나지 않고 최종 식품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T11 — 같은 효모, 다른 결과 비교표
| 질문 | 빵 | 술 |
|---|---|---|
| 주요 substrate | 밀가루 반죽 속 이용가능한 당 | 포도·맥아·곡물 유래 당 |
| 주요 M | S. cerevisiae, sourdough community | S. cerevisiae + 경우에 따라 복합군집 |
| 핵심 E | 온도, 반죽수분, 산도 | 온도, 당농도, 산소관리 |
| 핵심 P | mixing, proofing, baking | inoculation, fermentation, maturation |
| 주요 목적결과 | retained CO₂와 구조 | ethanol과 향 |
| 놓치기 쉬운 것 | gas retention | strain별 carbon allocation과 volatile |
술에서 에탄올은 중요한 산물이지만 유일한 산물이 아니다
효모가 술을 만드는 기본 반응은 익숙하다.
당이 줄고 에탄올이 늘어난다.
하지만 같은 당이 전부 에탄올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세포성장에 쓰이기도 하고 glycerol, organic acid, 여러 고급알코올과 ester 등으로 분배되기도 한다.
2024년 와인발효에서 여러 S. cerevisiae strain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같은 종 안에서도 ethanol yield에 작지만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 glycerol과 organic acid의 수율도 달랐다.
species가 하나라고 탄소의 배분표까지 하나인 것은 아니다.
효모 strain의 유전적 배경과 발효환경이 어떤 경로로 탄소가 흘러가는지를 바꿀 수 있다.
온도가 바뀌면 향의 균형이 달라진다
술에서는 온도가 미생물 성장속도뿐 아니라 향의 결과에도 영향을 준다.
5개 yeast strain을 12℃와 18℃에서 비교한 맥주 연구에서는 온도와 효모종류에 따라 휘발성 성분과 감각 profile이 달라졌다.
일부 고온 조건에서 전체 volatile content가 높았지만 그 사실을 “더 높은 온도가 더 맛있다”고 옮겨 쓰면 안 된다.
향 성분의 양과 소비자 선호도는 같은 지표가 아니다.
또 온도 효과와 yeast strain 효과가 완전히 독립적인 것도 아니다. 특정 strain이 한 온도에서 보여준 패턴이 다른 온도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볼 수 없다.
술의 향은 좋은 효모보다 어떤 효모를 어떤 온도에서 어떤 원료에 사용했는가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starter는 자신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주변 군집도 바꾼다
자연미생물이 함께 존재하는 술에서는 starter yeast가 자신이 만드는 산물만 바꾸는 것이 아니다.
2024년 indigenous S. cerevisiae strain과 commercial yeast를 비교한 와인 연구에서는 접종한 strain에 따라 microbial succession과 휘발성 성분 profile이 달라졌다.
특정 ester를 모두 접종 yeast의 직접산물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starter가 주변 미생물의 증식과 경쟁을 바꾸고 그 결과가 전체 대사체에 이어졌을 수도 있다.
김치에서 보았던 원리가 술에서도 반복된다.
스타터는 생태계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초기조건을 기울인다.
막걸리는 ‘효모 발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빵과 와인의 비교만으로 11장을 끝내면 한국의 곡물발효가 가진 중요한 차이를 놓치게 된다.
막걸리에서는 누룩이 들어간다.
누룩은 단순히 효모를 공급하는 재료가 아니다. 전분을 당으로 바꾸는 효소와 여러 미생물을 함께 가져올 수 있는 복합 inoculum이자 공정재료다.
2024년 막걸리 연구에서는 서로 다른 누룩을 사용했을 때 발효 중 microbial community와 기능적 대사경로의 패턴이 달랐고, 당이 줄면서 산도와 알코올이 증가하는 과정도 starter type의 영향을 받았다.
여기서 metagenomic 또는 기능유전자 정보는 실제 효소 flux와 같은 것은 아니다. 다만 누룩이 초기 미생물·효소 잠재력을 바꾸고 그 차이가 발효결과와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서양식 wine fermentation의 단일 yeast starter 모델과 비교하면 막걸리는 S와 M과 P가 더 강하게 얽혀 있다.
쌀의 전분은 효모가 바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단순당이 아니다.
먼저 당화가 필요하다.
즉 막걸리는 ‘당을 발효하는 효모’ 앞에 전분을 당으로 여는 단계가 하나 더 있다.
같은 발효속도라도 성공의 기준은 다르다
빵과 술을 비교하면 ‘발효가 잘됐다’는 말도 음식마다 뜻이 달라진다는 사실이 보인다.
빵에서는 일정 시간 안에 충분한 가스를 만들고 그 가스를 반죽이 유지해 원하는 구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지나치게 빠른 가스 생성은 오히려 matrix의 준비와 어긋날 수 있다.
술에서는 당 소비와 ethanol 생성이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제품의 목표를 판단하기 어렵다. residual sugar, 향 성분, 산도, 발효종료 시점 같은 다른 결과도 함께 본다.
막걸리처럼 당화와 발효가 겹치는 시스템에서는 더 복잡하다. 효모의 발효속도가 빨라도 전분이 당으로 전환되는 속도가 맞지 않으면 전체 공정은 다른 병목을 가질 수 있다.
즉 ‘빠른 발효’는 보편적인 품질목표가 아니다.
발효의 성공지표는 미생물이 아니라 음식이 결정한다.
빵과 술의 차이는 대사보다 목적에 있다
같은 효모가 같은 계열의 당을 이용한다.
빵에서는 CO₂가 중요하고, 술에서는 ethanol이 중요하다.
하지만 둘 사이의 진짜 차이는 효모 내부의 반응식 하나보다 food matrix와 공정목표에 있다.
빵은 가스를 포획할 구조를 만든다.
술은 액체 속에서 에탄올과 향의 균형을 관리한다.
사워도우에서는 LAB가 만든 산이 반죽구조에 개입한다.
막걸리에서는 누룩이 당화와 발효의 출발점을 동시에 바꾼다.
같은 미생물도 음식이 다르면 평가기준이 달라진다.
발효의 결과를 이해하려면 무엇을 만들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음식이 그 산물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봐야 한다.
콩 발효로 가면 이 원리는 한층 복잡해진다.
콩은 메주가 된 뒤 소금물에 들어갈 수도 있고, 고형물로 숙성될 수도 있으며, 곡물과 고추를 만나 고추장이 될 수도 있다.
같은 콩에서 출발하지만 공정이 갈라지는 순간 음식도 갈라진다.
이 장의 주요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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